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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는 너구리입니다. 여기서 사는 건 조금 피곤한 일이지만 시간이 흐르니 적응이 되더군요. 이제 다시 산 속에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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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 세종 더그레이트(조 메노스키)
    [책]을 읽읍시다 2020. 10. 7. 21:47

    킹 세종 더 그레이트(King Sejong the Great)

    [킹 세종 더그레이트]

    [저자] 조 메노스키  [출판사] 핏북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야기는 드라마, 책 등 다양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그래도 가장 흥미진진하게 본 것을 떠올리면 역시 SBS에서 2011년에 24부작으로 방영한 '뿌리 깊은 나무'이다. 젊은 이도 역을 맡은 송중기가 아버지 태종과 목숨을 내걸고 백성 한 사람을 구하려는 모습과 한글 반포를 위해 '밀본'이라는 조직과 싸우는 모습은 아직도 인상적이다. 보통 세종 이야기는 백성을 어여삐 여긴 세종대왕의 마음이 바탕이다. 그래서 오히려 다른 역사이야기보다 더 감명 깊게 전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소설은 스타트렉의 작가였던 조 메노스키가 한글의 우수함과 세종의 한글 창제 이야기에 감명을 받고 쓴 판타지 소설이다. 읽으면서 그렇게 판타지적 요소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았지만, 많은 내용이 고증과 다르게 쓰이다 보니 겁먹고 판타지 소설로 불러달라는 말인 것 같다. 아마도 그렇게 표지에 판타지 소설이라고 하지 않았다면, 외국 작가가 잘 알지도 못하고 허무맹랑하게 썼다고 많은 욕을 먹어야 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렇게 따지면 역사소설 중에 판타지 소설이 아닌 게 무엇이 있겠는가! 과거를 눈으로 보더라도 모든 것은 사람의 생각대로 달리 보일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내용으로 보자면 조선에서 한글 창제를 위해 벌어지는 세종과 주변 인물들, 중국 명나라, 몽골, 일본 각각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책의 도입부는 약간 지루함이 느껴진다. 그래도 중반부 넘어가면서 긴장관계가 드러나 뭔가 흥미롭다. 다만 책을 다 읽었을 때 아쉬움이 남는다. 뭔가 깊고 복잡한 관계를 보여줄 듯 하면서 서둘러 이야기가 끝나는 느낌이다. 그리고 다른 역사소설과 다르게 조선의 한글 창제 이야기를 번역체로 읽어서 그런지 문체가 가볍게 느껴진다.  

    그래도 내용이 참신하다. 그래서 이 책을 끝까지 붙잡고 읽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작가는 책의 처음과 끝에 죄송스러운 마음의 사과문을 적었다. 하지만, 작가 조 메노스키의 시선으로 한글 창제 이야기를 보는 것은 충분히 즐거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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